싱가포르에는 너무나도 많은 랜드마크가 있고, 어디서든 흔히 이야기하는 인생샷을 남길 수 있는 장소들이 있지만, 나와 아내가 포트캐닝 공원의 트리 터널을 선택한 이유는 하나였다. 도심 안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나와 아내는 크고 웅장한 빌딩이 많은 도시보다도 자연환경을 더 좋아한다. 물론, 가든스 바이 더 베이 같은 곳에서도 자연환경을 느낄 수 있겠지만, 포트캐닝 공원이 조금은 더 차분하고 흔히 생각하는 산책하기 좋은 공원의 느낌이 있을 것 같아서 공원을 구경할 겸, 포트캐닝 안에 있는 트리 터널에서 사진도 찍을 겸 가보기로 했다.
비가 오는 날의 포트캐닝 공원
나와 아내는 아내의 작은 분홍 우산 하나만 챙겨서 나왔는데, 처음에는 조금 흐렸던 하늘이 포트캐닝 공원을 가로질러서 트리 터널로 다가가면 갈수록 점점 더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비가 한 방울 떨어지기 시작할 즈음에 우리는 트리 터널에 도착해서 비를 피할 수 있었다.
원래대로면 포트캐닝 공원도 구경하고 시간을 보내며 사진도 찍다가 트리 터널로 갈 계획이었지만, 곧 비가 쏟아질 듯한 하늘을 보고 우리는 빠르게 트리 터널로 발걸음을 옮겼다. 트리 터널은 말 그대로 터널이었기에 비를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비가 오기 전 다행히 터널 안에 도착했다.
트리 터널 가는 방법
트리 터널을 가는 방법은 다양하다. 트리 터널은 포트 캐닝 공원의 북쪽에 자리 잡고 있고, 근처에는 포트 캐닝 로드와 포트 캐닝 로지 호텔이 있다. 포트캐닝 로지 호텔이 위치한 건물 1층에는 나와 아내가 트리 터널 방문 후에 비를 피해 방문했던 아침 식사 식당인 Killiney도 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식당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포트캐닝 공원은 입구가 이곳저곳 많기 때문에 진입하기 좋은 곳에서 진입하면 된다. 남쪽으로는 클라키하고도 붙어있고, 동쪽으로는 시청, 북쪽으로는 싱가포르 국립 박물관과도 붙어있기에 어느 한 곳을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 여행지를 방문하기 전후로 들러보기 좋다.
이른 아침, 많은 사람들
나와 아내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산책 겸 포트캐닝 공원으로 향했었다. 8시도 되지 않은 시간이었다. 우리가 머물렀던 리프 푸난 호텔에서 포트캐닝 공원으로 들어가 15분 정도 도보로 걸어서 8시 20분이 되지 않았을 때 트리 터널에 도착했다.
아침 8시 20분의 트리 터널에는 이른 아침 시간이면서 우중충한 비가 내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꽤 많은 사람이 있었다. 그래도 다행히 우리가 도착했을 때, 우리는 사진을 찍기 위한 줄에서 3번째 정도 순서였다. 하지만 곧 우리가 도착하고 10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 우리 뒤로는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사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을 것을 준비하고 있었다.
트리 터널 사진 촬영
나와 아내는 사진 촬영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앞에 두 팀밖에 없다는 점에 오래기다리지 않아도 되겠구나 싶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한 방울씩 내리는 비가 곧 장대비로 바뀔 것 같아서 가슴이 조마조마하기도 했다.
사진을 찍는 시간은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앞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남녀 커플이었는데, 서로 번갈아 가면서 사진을 찍었고, 또 금세 한 두 장만 찍고 끝내지 않았기에 생각보다 각 팀의 촬영 시간이 꽤 걸린 편이었다. 바로 우리 앞 팀의 차례가 되었을 때, 별안간 엄청난 장대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우산을 챙겨오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우리 앞 팀도 갑자기 쏟아지는 비에 어쩔 줄 모르고 사진을 찍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인 점은 사진을 찍는 사람은 터널 밑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비를 피할 수 있는데, 문제는 사진에 찍혀야 하는 사람이 비를 맞고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우리도 작은 분홍 우산이 있었지만 우산 비가 좀 그칠지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오래 기다리지는 못했고, 5분 정도 지나도 비는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아무도 비로 인해 사진을 찍지 못하고 줄만 서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그래도 분홍 우산을 하나 챙겨왔기에 앞 팀에 우리가 먼저 찍어도 될지 물어보고 우산을 쓰고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앞 팀은 먼저 찍으라고 말해줬고, 아무도 사진 찍을 엄두를 내지 못할 때 아내는 우산을 쓰고 포토 스팟으로 올라갔다.처음에 사진을 찍을 때는 아내의 옷이 많이 젖을까 걱정도 되고, 카메라도 비에 젖을까 걱정이 되었다. 사진도 비가 와서 잘 안 나올 것 같기도 했다. 그래도 아내가 용기를 내줘서 비에 조금 젖더라도 온 김에 사진을 찍어보자고 해서 촬영을 시작했다.
결과는 너무나 좋았다. 생각지도 않고 챙겼던 분홍 우산은 비가 와서 조금 어두운 배경에서 하이라이트가 되었고, 사진은 밝고 화사한 느낌은 아니지만, 몽환적이고 아련한 느낌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아내도 옷이 조금 젖기는 했지만 생각처럼 많이 젖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하면서 보니 포트캐닝의 트리터널은 날이 맑던, 비가 오던 멋진 사진과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장소임을 느낄 수 있었다.
비가 오더라도, 우산과 함께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비가 오더라도 터널 처마에 비가 막아져서 사진찍는 사람은 카메라가 젖는 걱정을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약간의 촬영 각도가 나오지 않을 수는 있지만, 내가 위에 찍었던 사진 정도의 화각은 터널의 처마 밑에서도 충분히 촬영이 가능하다.
피사체인 사람도 바지나 치마가 일부 젖을 수 있지만, 우산을 쓰고 있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 비를 막으면서 촬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맑은 날에 찍은 사진들과는 느낌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트리터널 자체가 주는 몽환적이고 판타지스런 느낌이 더 부각된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점이 좋았다.
가능하면 일찍 방문하기
우리는 비가 오는 날 아침 8시 15분에 도착했음에도 사람이 많았다고 느꼈다. 아니나 다를까 8시 30분쯤 되니 정말 많은 사람이 우리 뒤로 줄을 서 있었다. 트리 터널이 많은 사람에게 유명한 포토 스팟임은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팀별로 꽤 많은 시간을 쓴다. 우리 앞에 있던 두 팀도 큰비가 오기 직전까지 한참을 사진을 찍었다. 한 팀당 최소 5분은 찍는 느낌이었다. 만약 트리 터널에 갔는데 10팀 이상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면, 촬영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정말 미지수다. 그러니 가능하면 사람들이 많이 오기 전인 이른 아침에 방문해 사진을 찍고 하루 스케줄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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