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슬링으로 유명한 래플스 호텔의 롱 바에 들리게 되었다. 싱가포르 슬링은 싱가포르를 여행하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보았을 싱가포르에서 만들어진 유명한 칵테일이다. 나와 아내도 싱가포르 여행을 시작하면서 먹거리 여행 중 하나로 싱가포르 슬링을 경험해보고자 생각했었다. 다행히도 우리는 싱가포르 여행의 마지막 날에 싱가포르 슬링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번 블로그는 나와 아내가 싱가포르 슬링이 처음 만들어진 곳으로도 유명한 래플스 호텔에 위치한 롱 바에서 싱가포르 슬링을 경험한 이야기다.
래플스 호텔의 롱바(Long Bar)
싱가포르 슬링이 처음 만들어진 곳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나와 아내가 롱 바를 방문할 이유는 충분했다. 한국으로 생각하면 처음으로 어떤 음식을 만들어서 계속 판매하고 있는 원조 음식점 같은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슬링(Singapore Sling) 소개
흥미로운 사실은, 1800년대 후반과 1900년대 초반에 공공장소에서 여성들의 음주가 시대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때, 분홍색의 음료로 보이기 위해 만든 칵테일이 싱가포르 슬링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랬던 싱가포르 슬링은 현재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칵테일이 되었다.
싱가포르 슬링을 마셔보기 위해 많은 자료를 찾아보던 중, 래플스 호텔과 롱 바의 역사, 그리고 싱가포르 슬링의 역사를 알게 되니 더더욱 가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1800년도 후반에 지어진 건물에 있는 싱가포르 슬링을 처음 만든 바에서 싱가포르 슬링을 맛볼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경험한 Long Bar(롱 바)
나와 아내는 롱 바의 오픈 시간이 조금 지나지 않은 시간에 입장했다. 롱 바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모두 정오인 12시부터 저녁 10시 30분까지 운영한다. 우리는 12시 10분쯤 들어갔고, 2시가 되기 조금 전까지 약 1시간 50분 정도의 시간을 롱 바에서 보냈다.
우리가 12시 5분에 입장했음에도 꽤 많은 자리가 차 있었다. 특히 연세가 있으신 서양분들이 이미 많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롱 바의 상징과도 같은 녹색의 칵테일 쉐이커(싱가포르 슬링 머신이라고도 하는 듯하다) 앞의 바 테이블은 모두 자리가 차 있었다.
처음에는 칵테일 쉐이커 기계가 단순한 장식품인 줄 알았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고 보니, 누군가 싱가포르 슬링을 주문하면 바텐더가 은색의 칵테일 쉐이커 병에 칵테일 재료를 넣고, 그 병을 녹색의 칵테일 쉐이커 기계에 고정시킨다. 그리고 옆에 있는 손잡이를 돌리면 칵테일이 마치 옛날의 증기 기차의 엔진이 돌아가듯 돌면서 칵테일을 섞기 시작한다. 그리고 손잡이를 돌릴 때마다 싱가포르 슬링 머신이 생각보다 큰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를 내면서 칵테일을 섞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롱 바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서양의 어르신 고객들이 많았는데, 싱가포르 슬링 머신을 돌리면서 너무 행복해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마치 아이들과도 같아서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기분이 좋았다.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평소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던 것들이 의미있게 보이는 순간들이 있는데, 롱 바에서 자그마한 것이지만 너무나 행복해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나도 작은 것에서 행복함을 느끼며 사는 방법을 배워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나와 아내는 싱가포르 슬링 머신에서는 조금 떨어진 곳의 바 테이블에 앉았는데, 롱 바의 전체적인 모습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자리여서 좋았다. 천장에는 신기하게도 선풍기가 아닌 부채가 달려있었다. 부채는 양옆으로 흔들리면서 강하지 않지만 적당하게 환기를 시켜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먼저 두 잔의 싱가포르 슬링을 주문했다. 싱가포르는 일반적으로 주류가 매우 비싼 편이다. 세금도 그렇고 왜인지 주류가 비싸다. 우리가 마셨던 싱가포르 슬링(The Original Singapore Sling) 또한 한 잔에 $37로, 한화로 약 35,000원 정도 했다.
술이 나오면서 재미있는 롱 바의 문화를 한 가지 더 경험할 수 있는데 바로 무료로 주는 땅콩을 먹는 것이다. 땅콩을 먹는 것이 무엇이 재미있을까 싶지만, 롱 바에서는 땅콩을 먹을 때 나오는 껍질을 무조건 바닥에 버려야 하는 룰이 있다.
나와 아내도 처음에는 신경이 쓰여서 껍질을 바닥에 버리지 못했는데, 지나가던 직원이 보고 우리에게 다가와 땅콩 껍데기를 바닥에 버리지 않으면 치우는 일을 못 해서 월급을 못 받는다며 농담을 하면서 직접 그냥 이렇게 버리면 된다면서 아무렇지 않게 우리 땅콩껍데기를 바닥에 버려주었다. 직원이 직접 그렇게 하면 된다고 보여준 후에는 우리도 아무렇지 않게 바닥에 땅콩 껍데기를 버렸다.
나와 아내는 술을 마셔서 기분이 좋았던 것인지 땅콩 껍데기를 바닥에 버리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고 즐거웠다. 우리는 한참을 앉아서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시간을 즐겼다. 싱가포르에서의 5일간의 시간을 되돌아보기도 했고, 우리의 두 번째 여행지인 말레이시아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첫 번째 싱가포르 슬링을 다 마셔갈 때쯤, 나는 맥주를 한 잔 주문했고, 아내도 곧 싱가포르 슬링을 한 잔 더 주문했다. 내가 주문한 맥주는 나무 받침대에 플라스크 형태로 길게 생긴 유리잔에 맥주가 따라져 나왔는데 잔이 특이해서 그런지 생소해서 좋았다. 아내는 싱가포르 슬링이 세지 않으면서 상큼해서 맘에 들었는지 또 한 잔의 싱가포르 슬링을 즐겼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 두 잔의 술을 마시고 롱 바에서 나왔다. 롱바에서 총 4잔의 술로 $157, 148,000원 정도의 지출을 했다. 또 한 번 느꼈지만 정말 싱가포르는 술이 많이 비싼 편인 것 같다.
롱 바의 다양한 매력을 꼭 즐길 것
마지막으로 롱 바에서는 주류를 주문하면 땅콩을 주는데, 땅콩을 먹고 나오는 껍질을 바닥에 버리는 문화도 즐기면 좋다. 나와 아내는 위에 언급했던 것처럼 바닥에 버리기가 신경이 쓰여 테이블에 땅콩 껍데기를 두었는데, 중간에 직원이 와서 바닥에 버리면 된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생소하고 어색해도 롱 바만의 문화이니 즐겁게 즐기고 나오면 될 듯하다.
잊지 말고 래플스 호텔을 구경하기
실제로 나와 아내도 롱 바에서 싱가포르 슬링과 맥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 후, 래플스 호텔을 돌며 멋진 건물 양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진을 찍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롱 바는 래플스 호텔 안에 있는 바이지만, 래플스 호텔에는 롱 바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식당과 바들이 있다. 다른 시설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롱 바가 위치한 2층은 다른 음식점이나 바가 바로 옆에 있지 않아서 복도를 따라서 테라스에서 사진을 찍기에 배경이 좋다. 나와 아내도 롱 바에서 나와서 래플스 호텔 2층 복도를 따라 걸으면서 아주 많은 사진을 찍었다. 롱 바를 즐겼다면, 나와서 래플스 호텔을 돌아보며 예쁜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일 것이다.
롱 바 방문 팁
- 자리가 된다면 바 테이블의 녹색 싱가포르 슬링 머신(칵테일 쉐이커) 근처의 자리에 앉을 것.
- 저녁 시간보다 낮에 방문해서 웨이팅 없이 즐길 것
- 래플스 호텔도 함께 구경하고 사진을 남길 것
- 롱 바로 올라가는 계단에 있는 롱 바와 싱가포르 슬링에 대한 기록을 참고할 것.
롱 바 정보(운영 시간, 주소, 메뉴 등)
롱 바는 월요일에서 일요일 정오부터 저녁 10시 30분까지 운영한다. 메뉴는 이 링크[롱바 링크]를 참조하면 된다. 싱가포르 주류는 가격대가 있는 편인데, 롱 바는 조금 더 비싼 느낌이 있다.
마치며
싱가포르에 방문한다면 꼭 경험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싱가포르 슬링이다. 나와 아내는 다른 곳에서 싱가포르 슬링을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만약 싱가포르 슬링을 경험하기 위한 장소로 롱 바를 선택한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다른 주류도 좋지만 꼭 싱가포르 슬링이라는 칵테일을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경험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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