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차분한 기찻길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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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국기베트남하노이

하노이 여행 완전 강추 오토바이 투어로 다녀온 3곳의 여행지

클룩을 통해 예약한 하노이 4시간 오토바이 투어를 진행하는 날이다. 일찍 아침을 먹고 돌아와서 카메라와 간단한 짐을 챙겨 투어를 하러 나섰다. 클룩을 통해 예약했고, 픽업 위치를 숙소 위치로 알려줬는데, 7시 55분쯤 숙소 밑으로 내려오니 젊은 오토바이 기사가 앉아서 대기를 하고 있었다. 

자유로운 여행을 원한다면, 오토바이 투어

하노이 기찻길 거리
하노이 기찻길 거리

클룩의 오토바이 투어는 4시간의 시간 동안 영어 소통이 가능한 오토바이 기사가 고객을 오토바이 뒷자리에 태워서 협의된 여행지를 방문하는 서비스다. 하노이 시내에서 원하는 장소를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투어다. 

하노이 오토바이 투어
하노이 오토바이 투어

서비스 소개에는 가는 목적지들이 정해져 있어 보이지만 기사와 협의해서 방문해본 곳은 제외하고 원하는 곳으로 선택해 여행지를 방문할 수 있다. 나는 이 투어를 통해 서호에 있는 쩐꾸옥 사원, 기찻길 거리, 롱비엔 다리를 방문하기로 했다.

하노이 롱비엔 다리
하노이 롱비엔 다리

나를 마중 나온 기사의 이름은 테일러였고, 영어를 능숙하게 해서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었다. 나는 이미 앞선 몇 일 동안 하노이 시내를 꽤 돌아다녔던 편이기에 테일러에게 출발 전에 이미 가봤던 곳을 알려주고 내가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었던 서호의 쩐꾸옥 사원, 기찻길 거리, 롱비엔 다리를 가기로 했다. 

호치민 서호 쩐꾸옥 사원
호치민 서호 쩐꾸옥 사원

짧게 이야기를 마치고 바로 오토바이를 타고 투어를 시작했다. 서호의 쩐꾸옥 사당으로 가면서 중요한 지역을 지날 때, 테일러는 각 장소에 대해서 직접 설명을 해줬다. 혼자라면 모르고 지나쳤을 만한 이야기들을 해줘서 목적지로 향하는 길도 지루하지 않았다. 

저렴하게 오토바이 투어를 즐기는 팁

Klook.com

나는 클룩을 굉장이 잘 이용하는 편이다. 이번 오토바이 투어도 클룩을 통해 발견해서 투어를 가기로 결정한 케이스였다. 32,000원 정도의 비용으로 4시간 동안 자유롭게 원하는 목적지를 가이드를 대동해 갈 수 있다는 건 꽤 유익하고 가성비가 좋은 투어 상품이라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는 아래 블로그에도 자세히 내용이 나오겠지만 나의 투어 가이드였던 테일러가 없었다면 기찻길 거리를 찾는데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고, 베트남의 문화적인 특징과 사소하지만 생소한 베트남 이야기를 듣지 못해 굉장히 아쉬웠을 것이다.

위의 첫번째 배너가 내가 이용했던 프라이빗 오토바이 투어 상품이다. 클룩으로 구매하면 현지 여행사에서 진행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게 하노이 4시간 오토바이 투어를 진행할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배너를 클릭해서 확인해보면 좋다.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인 쩐꾸옥 사원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정문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정문

8시쯤 숙소에서 출발해서 8시 30분도 되지 않아 쩐꾸옥 사원에 도착했다. 쩐꾸옥 사원은 생긴 지 1450년 이상 된 하노이에서 가장 오래된 사원이라고 한다. 원래는 하노이를 지나는 홍 강 옆에 사원이 세워졌었는데, 17세기에 홍 강이 범람하면서 그 사원을 현재의 위치로 옮겼다고 한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정문 새와 물고기를 파는 사람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정문 새와 물고기를 파는 사람들

사원 입구에서는 사원에서 기도를 하고 방생하기 위한 새와 물고기들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라서 그런지 생소하면서 새롭기도 했다. 

방생을 위한 새 하노이 쩐꾸옥 사원
방생을 위한 새 하노이 쩐꾸옥 사원

테일러의 말로는 새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새를 훈련해서 방문객이 새를 구입해서 방생해도 조금 있으면 다시 판매자에게 날아 돌아온다고 하는 루머가 있다고 했다. 나는 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열심히 새를 훈련하는 훈련사가 돈을 많이 벌 수 있겠다는 농담을 주고받았다.

방생을 위한 금붕어 하노이 쩐꾸옥 사원
방생을 위한 금붕어 하노이 쩐꾸옥 사원

금붕어 같은 물고기도 판매하고 있었다. 방생을 생각하면 한국에서는 보기 힘들긴 하지만 자라를 방생한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이곳에서는 주로 새와 물고기를 방생하는 것 같다.

호치민 서호 쩐꾸옥 사원
호치민 서호 쩐꾸옥 사원

입구에서 잔잔한 호수 위에 떠 있는 사원은 분위기가 좋았다. 하늘만 파랗고 맑았다면 더 멋있을 것 같았다. 아쉽게도 내가 하노이를 방문했던 4박 5일의 기간은 다행히 비가 오진 않았지만 전부 이날처럼 먼지가 많은 하얀 하늘이었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정문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정문

사원 입구에는 큰 문이 있다. 문은 3개의 문으로 이뤄져 있는데 테일러가 설명하길 가운데 문은 왕이 다니는 문이고, 오른쪽이 일반인들이 다니는 문, 그리고 왼쪽은 중요한 날 신들이 다닐 수 있도록 열어두는 문이라고 했다. 가이드와 함께 투어를 하니 이런 정보를 들을 수 있어서 여행이 훨씬 흥미롭고 재미있게 느껴졌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정문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정문

우리는 오른편에 열려있는 문을 통해 입장했다. 사원에 따로 입장료는 없었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다. 지금 보니 오른쪽 입구에 운영 시간이 쓰여 있었다. 쩐꾸옥 사원은 아침 7시 30분부터 문을 여는 것 같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내부 탑
하노이 쩐꾸옥 사원 내부 탑

사원의 규모 자체는 아주 크다고 느껴지진 않았는데, 그렇다고 부족하거나 모자란 부분이 있다고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사원의 구조는 전부 있었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내부 탑
하노이 쩐꾸옥 사원 내부 탑

베트남에 있는 사원을 다니다 보면 중앙부에 저렇게 6개인지 7개 면으로 된 탑이 있고, 주변으로 4면으로 된 낮은 탑들이 있다. 처음에는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몰랐으나, 타일러를 통해 중앙부에 있는 6~7면의 높은 탑은 부처를 모시는 곳, 그리고 주변에 있는 낮은 4면의 탑은 승려였었는지 부처보다 낮은 레벨의 스님인지를 모시는 곳이라고 했던 것 같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내부 탑
하노이 쩐꾸옥 사원 내부 탑

사원 곳곳에서 중앙 탑을 볼 수가 있다. 중앙 탑에는 각 층, 각 면마다 작은 좌불석상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제단
하노이 쩐꾸옥 사원 제단

가장 큰 중앙 탑 앞에는 역시나 제단이 있고, 사람들이 오고 가며 제단 앞에서 기도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하노이 쩐꾸옥 사원

중앙탑 앞으로는 1939라고 적힌 작은 사당이 있었는데 정확히 어떤 용도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처마 끝 용 조각상
하노이 쩐꾸옥 사원 처마 끝 용 조각상

테일러가 설명하길 베트남의 사당들의 건물 양식을 보면 꼭 처마 끝에 용이 들어간 곳이 많다고 했다. 용이 베트남에서는 4대 전설의 동물 중 하나라고 하며, 왕을 지칭하기도 한다고 했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너무 커서 사진 한장에 못들어 오는 나무
하노이 쩐꾸옥 사원 너무 커서 사진 한장에 못들어 오는 나무

중앙 탑을 지나 사원 안쪽으로 쭉 들어가면 커다란 보리수나무가 있는 구역이 나온다. 이곳에서 본 보리수는 정말 크기도 크기였지만 그 분위기가 사원에 너무 어울리는 멋진 나무였다. 아쉽게도 너무 컸기에 전체적으로 보리수가 찍힌 사진이 없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사당
하노이 쩐꾸옥 사원 사당

보리수 옆에는 사원이 하나 있었다. 사원의 앞에는 향을 피우는 아주 큰 향로와 멋진 분제 나무들이 있었다. 지난번 문묘를 방문했을 때도 그렇고 베트남 사원에는 꼭 큰 향로와 잘 가꿔진 분재들이 이곳저곳 있는 것 같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사당 안 빨간 천으로 둘러싸인 물체
하노이 쩐꾸옥 사원 사당 안 빨간 천으로 둘러싸인 물체

겉보기에는 특별할 게 없는 사당이었으나 안쪽을 둘러보니 특이한 점이 있었다. 사당 안에는 특이하게도 빨간 천으로 둘러싸이고 비닐랩으로도 칭칭 감겨있는 모습을 보기 힘든 물체가 이 제단 앞쪽에 앉아있었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사당
하노이 쩐꾸옥 사원 사당

테일러가 설명해주기로는 전설에 따르면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는 아주 오래된 좌불상인데, 실제로 어떤 경지가 높은 승려가 앉아서 기도를 드리다가 죽었고, 그 모습으로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저렇게 보존하고 있다는 루머가 있다고 했다.

과연 실제로 사람이었을지 그냥 루머일 뿐인지 너무 궁금하긴 했다. 빨간 천으로 둘러싸인 물체 앞으로 승려들의 상이 있었다. 지나가던 현지인들이 또 이곳 앞에서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소각장
하노이 쩐꾸옥 사원 소각장

그렇게 쩐꾸옥 사원 구경을 모두 마무리하고 나오는 길에 사원 한편에 있는 소각장을 볼 수 있었다. 어제 저녁에 방문한 호안끼엠 호수의 응옥썬 사당에도 이런 소각장이 있었는데, 처음에 쓰레기를 태우는 곳인 줄 알았던 이곳이 알고 보니 제물을 바치는 형태로 종이로 된 가짜 돈이나 가짜 제물들을 태우는 곳이라고 테일러가 알려줬다. 가짜 제물은 무언가 하니 실제 제물을 태우기 어려우니 종이로 된 모형 휴대폰, 모형 금괴 등 다양한 종이 모델을 태워서 바치는 형태로 진행한다고 한다. 가짜 돈(Fake money) 가 가장 일반적인 제물이라고 한다. 

사원의 출구쯤 나왔을 때, 신경도 쓰지 못했던 사원 주변 낮은 담벼락에 4대 전설의 동물이 그려져 있다고 테일러가 알려줬다. 잘 보니 용, 유니콘, 봉황, 거북이가 있었는데, 그 4개의 동물이 베트남에서는 전설의 동물로 알려져 사원에 많이 그려져 있다고 했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구경 후 밖으로 나오는 길
하노이 쩐꾸옥 사원 구경 후 밖으로 나오는 길

그렇게 사원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은 사람이 많아 보이지 않았지만 곧 많은 사람이 들이닥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노이 여행 둘째 날 탔던 시티 투어버스에서 쩐꾸옥 사원을 지날 때, 정말 많은 사람들이 사원 앞에 있었던 걸 보았기 때문이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근처에 버려진 자기
하노이 쩐꾸옥 사원 근처에 버려진 자기

나와서 오토바이로 걸어가는 길에 물 밑을 내려다보니 특이하게도 항아리나 도자기 같은 게 많이 버려져 있었다. 사원 주변이라서 이런 게 있는가 싶어 테일러에게 물어보니 테일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줬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근처에 버려진 자기
하노이 쩐꾸옥 사원 근처에 버려진 자기

베트남에서는 사업이 문을 닫거나, 이사를 할 때 물에다가 저런 항아리를 버리는 풍습이 있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그저 쓰레기 같이 보였던 항아리들도 다 이유가 있던 거구나 싶고, 의미가 다르게 다가왔다. 

하노이 쩐꾸옥 사원
하노이 쩐꾸옥 사원

혼자 왔더라면 모르고 보았을 것들을 더 다채롭게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역시 현지인인 타일러가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첫 여행지인 쩐꾸옥 사원에서 벌써 너무나 재미있는 정보를 많이 얻었기에 앞으로 갈 두 곳의 여행지도 기대가 되었다. 우리는 곧 오토바이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기찻길 거리로 향했다

쩐꾸옥 사원 정보(위치 및 입장료)

쩐꾸옥 사원은 하노이 서호 근처에 위치하고 있다. 입장료는 별도로 없으며 무료 출입이 가능하다. 이른 아침부터 영업을 하는데, 오전 5시 30분이면 문을 열고, 중간에 점심 시간쯤 문을 닫고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시 문을 열어 5시 30분까지 운영한다.

다시 찾은 기찻길 거리와 Hanoi 1990 카페

하노이 기찻길 거리
하노이 기찻길 거리

여행 둘째 날, 하노이 시티 투어 버스를 이용하고서 기찻길 거리를 찾았었다. 그때 구글맵에 있던 기찻길 거리로 표시된 곳으로 그랩 바이크를 타고 이동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 기찻길 거리 구역은 실제로 기찻길 옆에 있는 커피샵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않으면 진입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바로 위에 지도에 표시된 ‘기찻길 카페’ 라고 쓰여진 곳이 바로 그 곳이다. 구글 맵에서 하노이 기찻길 거리를 찾으면 위의 위치를 알려주는데 이곳은 기찻길 안쪽의 커피샵이나 식당을 이용하지 않으면 자유롭게 구경을 하러 들어갈 수가 없는 곳이다.

입구를 지키고 있는 관리인들
입구를 지키고 있는 관리인들

이 기찻길 거리 진입로에는 경비들이 함부로 관광객들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길을 막고 있었는데, 진입로 앞에서 호객하는 기찻길 옆 커피샵 주인이나 식당 직원들을 따라가지 않으면 기찻길로 들어갈 수 없도록 관리가 되고 있었다.

위험한 길에 기찻길이 위치하고 있다
위험한 길에 기찻길이 위치하고 있다

그래서 그날은 커피도 마셨고, 식사도 원하는 곳이 없었기에 기찻길 거리에 들어가지 못하고 입구 주변에서 사진만 찍고 숙소로 돌아왔었다. 그래서 오토바이 투어를 이용해서 가는 기찻길 거리는 진입이 가능할지 걱정이 되긴 했지만 가이드인 테일러를 따라서 가보기로 했다.

위의 지도는 타일러를 따라서 갔던 하노이 역 남부에 있는 기찻길 거리였다. 엊그제 들렀던 기찻길 거리와는 다르게 조금은 거리가 있는 곳의 기찻길 구역으로 가게 되었는데, 이 기찻길 거리는 경비도 없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구역이었다. 나처럼 혼자 다니는 여행자의 경우에는 또 다른 기찻길 거리가 있는지 모르고 구글맵에서 보여지는 기찻길 거리로 가서 어쩔 수 없는 호객행위에 이끌려 기찻길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았다. (꼭 이 기찻길 거리로 찾아가길 바란다.)

하노이 기찻길 거리 사람이  많지 않다
하노이 기찻길 거리 사람이 많지 않다

테일러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엊그제 그 기찻길 거리보다 한적하고 관광객도 없고, 더 현지 분위기가 나는 고즈넉한 곳이었다. 아직 아침 시간이라서 커피를 한 잔도 마시지 않았기에 테일러가 이끌고 간 기찻길에서 보이는 커피샵에 앉아서 커피를 한 잔 마시기로 했다. Hanoi 1990이라는 카페였다. 테일러에게도 커피를 한 잔 사줬다. 

기찻길 주변 마을 현지인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기찻길 거리
기찻길 주변 마을 현지인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기찻길 거리

관광객도 많이 없고, 기찻길도 너무 한산했기에 바로 기찻길 옆에 있는 낮은 커피 테이블에 앉아서 커피를 마셨다. 나는 코코넛 커피를 마셔보기로 했다. 처음 마셔보는 커피였다. 

하노이 기찻길 거리에서 마신 코코넛 커피
하노이 기찻길 거리에서 마신 코코넛 커피

진한 베트남 커피 위에 부드러운 코코넛 크림 같은 덩어리를 올려주는데, 일반 크림처럼 우유 향이 강하거나 진득하지 않았고, 커피에 쉽게 풀어지는 형태였다. 위에 올려진 코코넛 크림을 살짝 스푼으로 떠서 마셔보고, 곧 커피에 녹여서 저어 마셨다.

앉아서는 테일러와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코로나로 인한 삶의 변화, 관광 산업에 대한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이미 몇 일간 혼자 하노이의 이곳저곳을 혼자 둘러본 나에게는 오토바이 투어를 하면서 더 많은 여행지를 방문하는 것보다 누군가와 이렇게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기찻길 옆으로 붙은 집 베란다에는 옷과 새장이 있었다
기찻길 옆으로 붙은 집 베란다에는 옷과 새장이 있었다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본 주변 환경은 정말 기차가 여길 지나가도 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철로 양옆으로 아주 가깝게 붙은 주거 건물들이 조금은 위험해 보이기도 했다. 테일러 말로는 현재는 하루에 2~3번 정도 기차가 지나가고 아주 천천히 지나가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하노이 기찻길 거리
하노이 기찻길 거리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담배 이야기가 나왔는데, 베트남 사람의 10명의 7명은 흡연자여서 많은 사람이 담배로 죽는다고 했다. 테일러는 담배가 너무 싸서 그런 것 같다고 이야기했는데, 저렴한 베트남 담배의 경우 한 갑에 1,000원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용하고 차분한 기찻길 거리
조용하고 차분한 기찻길 거리

그러다 테일러가 카페에서 신기한 물건을 빌려와서 보여줬다. 베트남 전통 대나무 담배였다. 기억이 확실하진 않지만 그 대나무 담배의 이름을 ‘료까이’라고 했던 것 같다. 나도 하노이에 처음 도착해서 사람들이 길거리 낮은 의자에 앉아서 대나무 담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 나쁜 건가 의심은 했었는데, 테일러가 대나무 담배는 하노이 전통 담배로 이곳저곳에서 대나무 담배통을 빌려서 자신이 슈퍼에서 구입한 담뱃잎을 올려서 피울 수 있는 서민형 담배라고 했다. 

Klook.com

아쉽게도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테일러가 보여준 작은 담뱃잎이 든 봉지가 있었는데, 이렇게 담뱃잎만 사면 가격도 아주 저렴하고 대나무 담배는 어디서든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거라서 길거리에 이런 담배를 태우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기찻길 거리는 현지인들의 삶의 공간이었다
기찻길 거리는 현지인들의 삶의 공간이었다

테일러가 대나무 담배를 피우는 방법을 보여주기도 했다. 료까이에는 입을 대는 입구 쪽이 있고, 대나무 아래쪽 연통 옆으로 조그맣게 나온 담뱃잎을 올리는 곳이 있다. 담뱃잎을 올리는 곳에 새끼 손가락 한 마디 정도만큼의 담뱃잎을 올려서 불을 붙인 후 입구 쪽을 쭉 빨아들이면 된다고 했다. 빨아들일 때는 새소리 같은 신기한 소리가 났는데, 료까이를 이용해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그 향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도 해줬다.

시시때때로 철길을 오고가는 사람들
시시때때로 철길을 오고가는 사람들

정말 신기했던 건 한 번만 흡입하면 끝난다는 것이었다. 일반 담배는 한 가치를 여러 번 흡입하고 뱉는 것을 반복하는데, 이 담배는 한 번만 쭉 들이키면 끝난다는 것이었다. 한 번만 하는 것도 아주 강력해서 머리가 띵해질 정도라 그렇게 한 번만 빨아들이고 끝난다고 했다.

철로 중앙에서 무언갈 태우기 시작한다
철로 중앙에서 무언갈 태우기 시작한다

앉아서 이런저런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고 료까이라는 전통 담배도 알게 되고 참 유익한 시간이었다. 우리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갑자기 기찻길 옆에 있는 집에서 나온 복장이 아주 자유로워 보이는 아저씨가 기차 철로에 무언가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테일러가 그때 바로 ‘저게 fake money다!’라고 알려줬다. 아저씨가 종이로 된 돈뭉치 같은 걸 하나하나 기찻길에 올려서 태우는 것이었다. 기도를 드리고 하루의 행운을 바라는 의식 같은 것이라고 했다. 기찻길에 저렇게 불을 붙여도 되는 건지 걱정이 되면서도 신기한 느낌이 훨씬 컸다.

하루에 3번 정도 실제로 기차가 지나간다고 한다
하루에 3번 정도 실제로 기차가 지나간다고 한다

그렇게 조금 더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주변 사진을 조금 찍고 다음 목적지로 향하기로 했다. 나가는 길에 보니 조금씩 관광객이 들어오고 있었지만 그래도 엊그제 방문한 기찻길 거리보다는 훨씬 여유롭고 현지 느낌이 많이 들었던 기찻길이었다.

오토바이 투어의 마지막 여행지, 롱비엔 다리

하노이 롱비엔 다리
하노이 롱비엔 다리

스쿠터를 타고 30분 정도를 달려서 롱비엔 다리에 도착했다. 롱비엔 다리는 사실 내가 생각했던 여행지는 아니었는데, 하노이에 와서 한 번도 제대로 된 홍 강을 본 적이 없었기에 한 번 들러보기로 했다. 

저 다리를 지나 롱비엔 다리로 건너왔다
저 다리를 지나 롱비엔 다리로 건너왔다

롱비엔 다리는 하노이 시내라 불리는 호안끼엠 지역과 홍 강 건너편의 롱비엔 지역을 연결하는 다리다. 호안끼엠 지역에서 롱비엔으로 넘어가는 다리는 2개가 있는데, 하나는 롱비엔 다리, 그리고 하나는 롱비엔 다리보다 조금 더 남쪽에 위치한 chuong duong 이라는 다리다.

가까워보이면서 멀어보이는 Chuong duong 다리
가까워보이면서 멀어보이는 Chuong duong 다리

우리는 먼저 남쪽에 있는 chuong duong이라는 다리를 이용해 먼저 홍 강을 건넌 후, 롱비엔 지역에서 살짝 북쪽으로 올라와 롱비엔 다리를 건넜다. 날이 흐린 편이어서 좋은 시야가 나오진 않았지만, chuong duong다리를 건너 롱비엔 다리에 도착해 오토바이를 세울 수 있는 곳에 세운 후, 다리 주변을 구경했다. 롱비엔 다리로 오면서 테일러가 자신이 롱비엔 지역 출신이라고 말해줬다. 지금도 롱비엔에 거주중이라고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홍강을 넘어오는 사람들
오토바이를 타고 홍강을 넘어오는 사람들

롱비엔 다리 위에서 보니 먼저 건너온 남쪽에 있는 chuong duong 다리가 보였다. 롱비엔 다리 위에서 바라본 홍 강은 무언가 큰 이질감이 없는 흐린 날의 한강 같은 느낌도 들었다. 강의 폭도 뭔가 한강의 그 폭과 비슷한 느낌이었고, 다로 옆에 다른 다리가 보이는 것도 느낌이 조금 그랬다.

부숴진 롱비엔 다리
부숴진 롱비엔 다리

롱비엔 다리는 중앙부에 철로가 있는데, 테일러가 아주 종종 이 철로가 이용된다고 알려줬다. 그리고 철로 위로 철로를 따라서 있는 아치형 철근 구조가 처음부터 끝까지 있는 게 아니라 강 위쪽으로 들어오는 곳부터 없었는데, 이유는 예전 월남전에 미군의 폭격으로 다리가 파괴되어 철도 위의 아치 부분이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다리도 아마 부서졌을 텐데 다시 복원해서 사용하는 듯했다. 어쩐지 먼저 건넜던 chuong duong 다리는 비교적 신식 다리의 느낌이 들었고, 롱비엔 다리는 굉장히 오래된 다리의 느낌이 들었는데, 전쟁까지 겪었던 다리여서 그런지 곳곳에서 그 오래된 느낌을 찾을 수 있었다.

Klook.com

롱비엔 다리는 차들은 지나다닐 수가 없다. 작은 인도가 양쪽에 있고, 오토바이만 지나다닐 수 있는 폭의 도로가 한 차선씩 양쪽 차로에 있다. 걸어서 건너갈 수 있게 인도가 있기는 하지만 조금은 위험한 느낌도 있어서 굳이 걸어서 지나다닐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홍강에서 수영중인 사람
홍강에서 수영중인 사람

그렇게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다가 다리 밑을 보니 강 한 가운데서 사람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물살도 쎄고 수영할 때마다 조금씩 물살에 밀려가는 게 보였는데, 작은 플라스틱 통 하나에 몸을 맡기고 수영을 하고 있었다. 테일러에게 물어보니 테일러도 어릴 때 아버지와 삼촌들과 롱비엔 지역에서 호안끼엠 지역을 수영으로 가로질러 다니며 놀았다고 한다. 수영으로 오고 가고 할 정도의 크기는 절대 아니었는데, 어떻게 다녔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홍강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
홍강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

처음엔 한 사람만 보였는데, 저 밑으로 chuong duong다리 근처를 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플라스틱 통을 몸에 달고 물가에서 수영을 하고 있었다. 정말 목숨을 건 수영이 아닌가 싶었다.

버려진 수많은 도자기들
버려진 수많은 도자기들

다리 밑을 수직으로 바라보니 오토바이 투어로 가장 먼저 갔었던 쩐꾸옥 사원이 있던 서호 호수에서도 보았던 비슷한 도자기들이 보였다. 내가 도자기를 알아보고 테일러에게 말을 하자 테일러가 ‘내가 저 도자기들이 뭔지 알려줬지?’ 하는 표정으로 뿌듯하게 날 쳐다봤다. 꽤 사업이 문을 닫은 사람들과 이사를 간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다.

마치며

그렇게 짧지 않게 롱비엔 다리에서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누며 조금은 시원한 바람을 쐰 뒤, 모든 오토바이 투어를 마치고 하노이 시내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는 원하는 곳에 내려주는데, 나는 바로 숙소로 들어가지 않고, 낮의 올드타운을 구경할 겸 올드 타운에 내려달라고 했다. 

오전 중에 마친 짧은 투어였지만 원하는 장소에 방문하고, 현지인이 아니라면 알지 못했을 흥미로운 정보를 대화를 통해 알게 돼서 너무 좋았던 경험이었다. 다음에 간다면 또 한 번 시도해 보고 싶은 투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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